[부산일보] 2013.10.16 세계는 우리 무대
▲ 김점두리 ㈜엔젤 대표가 스테인리스로 만든 녹즙기의 장점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엔젤 제공
"가족의 건강을 챙기자는 마음으로 제품을 만드니 세계에서 인정을 받았습니다."
부산 사하구 신평동 ㈜엔젤이 만드는 '엔젤리아' 녹즙기는 국내보다 외국에서 더 인기다. 전체 매출 가운데 수출비중이 90% 이상이다. 엔젤 측은 인터넷에 영문으로 제품 설명을 한 게 해외 마케팅의 전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러시아를 비롯해 미국, 독일, 영국, 일본 등의 해외 바이어들이 서로 엔젤 녹즙기를 구입하겠다며 회사에 전화를 하거나 찾아왔다고 한다. 한 러시아 출신 바이어는 자신이 직접 자국의 잡지에 엔젤 녹즙기를 광고하고 현지 도시에 옥외 광고판을 설치하는 등 녹즙기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다.
매출 90% 이상 40여 개국 수출
해외 바이어, 판매권 독점하려 줄 서
70억 원 투자 스테인리스 녹즙기 개발 히트
타사 제품보다 즙 양·영양성분 많아
해외 바이어들 사이에서 엔젤 녹즙기가 좋다는 입소문이 전해지면서 해외 판매권을 독점하려는 바이어들이 줄을 잇고 있다는 것이다. 해외 전시회에 참가하고 외국 바이어들을 만나러 다니는 등 해외 마케팅에 수년 동안 공을 들이는 다른 수출 중소기업들이 부러워 할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엔젤의 김점두리 대표는 "녹즙기 견본품을 받아본 해외 바이어들이 서로 경쟁하듯 제품을 구매하고 싶다며 연락해 와 처음에는 당황했다"며 "바이어들이 우리 제품의 우수성에 대해 감동하며 해외 마케팅을 책임지겠다고 말하기 일쑤여서 우리 녹즙기는 현재 세계 40여 개국에 수출되고 있다"고 밝혔다. 엔젤 녹즙기는 해외 바이어들에 의해 인정받은 것처럼 세계 다른 업체들의 녹즙기보다 품질면에서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 대표가 가족을 보살피듯 사랑과 정성을 담아 일일이 수작업으로 개발한 제품이기 때문이다. 1970년대 후반 그의 남편은 사업 실패로 막대한 빚을 지자 협심증을 앓았고, 막내 딸은 식사를 제대로 챙겨먹지 못해 영양실조에 걸리기도 했다고 한다. 김 대표는 가족들의 증세를 치료하기 위해 현미, 채소 등으로 자연식을 쉽게 만들어 먹을 수 있는 방안을 연구한 끝에 1982년 녹즙기와 유사한 기계를 처음으로 개발했다.
이 제품을 만들어 팔기도 했으나 고가인데다 즙을 짜는 기능이 없어 구매자들의 불편이 많았다 한다. 김 대표가 오랜 고민 끝에 2년 뒤 마침내 녹즙을 짜는 기능까지 갖춘 기계를 만드는 데 성공해 매월 50대씩 꾸준하게 판매하면서 전국적인 인기를 누리기도 했다. 하지만 당시 제품들은 알루미늄과 플라스틱 재질로 만들어져 부식이 쉽게 되고 파손이 잘 돼 주부들의 불만이 접수되기도 했다는 것이다.
이후 김 대표는 가족의 건강을 누구보다 먼저 생각하는 주부들이 편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현재까지 지속적으로 자사 녹즙기를 개선하고 있다. 엔젤은 주부들의 불만과 불편사항을 해소하기 위해 2006년까지 15년 동안 70억 원을 투입해 식품기자재의 원자재로 가장 안전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스테인리스로 녹즙기를 제조하는 데 매달렸다. 이렇게 개발된 엔젤의 스테인리스 녹즙기 '엔젤리아'는 현재 우수한 품질을 자랑하며 해외에서 인기를 얻는 등 승승장구하고 있다. 김 대표는 "엔젤 녹즙기는 우선 내구성이 튼튼해 부식에 강하고 쉽게 파손되지 않는다. 우수한 품질은 20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을 것"이라며 "무엇보다 다른 회사 제품에 비해 즙의 양이 많고 녹즙기를 통해 나온 즙에 영양성분이 파손되지 않고 많이 들어있는 게 장점"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한국식품연구소가 2009년 녹즙 영양성분을 분석한 결과, 엔젤 녹즙기 즙에는 칼슘과 마그네슘이 각각 100g당 82.8㎎, 15.0㎎이 함유돼 다른 제품들보다 3~7배 이상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엔젤은 앞으로도 주부와 소비자들 입장에서 녹즙기 품질과 기능 개선에 노력하는 동시에 경비 절감을 통한 가격경쟁력 제고를 위해 제조공정에 자동화시스템을 도입할 계획이다.
김 대표는 "우리가 녹즙기를 파는 것도 중요하나 녹즙 등 대표적인 건강식품을 널리 알려 사람들이 건강하고 행복하게 사는 데 도움을 주고 싶다"며 "소비자들의 건강한 생활을 돕는 제품 생산에 더 노력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녹즙 등 '착한 먹을거리'로 환자들의 치료를 돕는 요양센터를 건립하려는 꿈도 가지고 있다.
김 형 기자 moon@busan.com